“별난 청소년 세상의 ★ 되도록”…교육상담·장학금 후원
“우리 아이가 별(★)나요. 별난 아이가 별이 될 수 있도록 별을 만드는 사람들이 함께하겠습니다.”
소년원 다녀오고 뇌전증도 앓았지만 주변 이웃 도움으로 심리전문가 변신
소년보호위원·강사 등 활발한 활동 “대가없이 받은 사랑 돌려주고 싶어”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얌전히 필기를 하던 순한 아이가 있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의 귀가가 뜸해진 게 부모의 이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 방황은 일탈행동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소년원 신세를 지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열일곱에 찾아온 뇌전증(간질)은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어 결국 학업을 중단하게 됐다.
성인이 되어서도 방황은 계속됐고 구치소까지 경험했다. 굴곡이 심했던 삶을 살아온 그가 이젠 임상심리전문가, 범죄심리사로 변신해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별이 되어 주고 있다. 비영리 단체 ‘별을 만드는 사람들’의 대표 심규보씨(34)의 이야기다. 이 단체에는 소년원 출신 성공인사와 경찰 등 각계각층의 회원이 모여 있다. 이들은 위기 청소년과 뇌전증 장애를 가진 청소년에게 멘토가 되고 싶어 모여들었다.
심 대표는 “방황했던 시절, 알면서도 속아주고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면서 묵묵히 기다려줬던 동네 슈퍼마켓 형과의 인연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며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내가 대가 없이 받았던 사랑을 그렇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단체는 가정환경, 진로, 장애 등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에게 교육, 상담, 장학금 후원, 생활비 지원 등을 통해 그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심 대표의 활동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멘토링 봉사를 신청했지만, 전과기록 때문에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묵묵히 활동했더니 소년원 원장님이 추천을 해주어 소년보호위원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법무부 소년과 관계자의 말로는 성인 전과기록을 가진 사람 중에서 보호위원으로 위촉된 경우는 제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는 현재 대구지방경찰청 위촉 소년범 조사 참여전문가, 대구소년원 소년보호위원, 법무부 푸르미서포터스 전국 특별 강사,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경북지부 보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 그는 법무부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법무부 산하 한국소년보호협회에서 운영하는 상담소 팀장을 맡아달라는 것. 수락하면 5급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었지만, 어려울 때 조건 없이 받았던 도움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혼자만 행복한 길을 택할 수는 없었다.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엔 창업지원금으로 대구에 센터를 마련해 주겠다고 했다. 그것마저도 사양했다. 차려주는 밥상을 받았다가는 시키는 일만 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좋은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만 기억하기로 했다.
별을 만드는 사람들의 또 다른 핵심사업 중 하나는 뇌전증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얼마 전 한 웹툰에서 ‘컴퓨터 게임을 심하게 하면 간질이 온다’는 내용을 발견하고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 40만명 정도가 앓는다는 뇌전증은 잘못된 정보로 인한 선입견 때문에 장애 중에서도 큰 차별을 받는 장애다.
뇌전증은 약물치료와 가족의 정서지지가 뒷받침되면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다. 실제 그는 “지속적인 치료로 거의 발작이 일어나지 않아 운전면허도 취득했다”며 “나의 이야기가 뇌전증 가족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뇌전증인 가족을 위한 교육 및 가족 상담도 준비 중이다.
“별난 아이들이 별을 다는 경우도 있고, 별 볼일 없이 살기도 하죠. 또 빛나는 별이 되어 특별한 삶을 사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별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빛나는 별을 만들어 주려 합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또 다른 별을 만들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별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빛나는 별이 되고 싶은 사람은 블로그 주소 http://makingastar.co.kr나 e메일 주소 makingastar@naver.com 또는 전화 010-3594-3554로 연락하면 된다.
글·사진=최지혜 시민기자 jihye7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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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6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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